그사세. by노희경 공.감.백.배.

##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은..
    모든 등장인물들과, 모든 대사 하나하나가, 그들의 움직임이,
    나를 행복하게 했고 나의 모든 신경을 살아나게 했고, 그만큼 소중했던.


내가 선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선배 넌 모를거야
...너도 모를걸



사랑도 예외는 아니다.
서로가 서로에게 강자이거나 약자라고 생각할 때,
사랑의 설레임은 물론 사랑마저 끝이 난다.

이 세상에 권력의 구조가 끼어들지 않는 순수한 관계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?
설레임이 설레임으로만 오래도록 남아있는 그런 관계가 과연 있기는 한 걸까?
아직은 모를 일이다.
일을 하는 관계에서 설레임을 오래 유지시키려면
권력의 관계가 없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.
서로가 서로에게 강자이거나 약자가 아닌,
오직 함께 일을 해나가는 동료임을 알 때, 설레임은 지속될 수 있다.
그리고 때론 설레임이 무너지고,
두려움으로 변질되는 것조차 과정임을 아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.




어머니가 말씀하셨다. 산다는 건 늘 뒤통수를 맞는 거라고.
인생이란 놈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어서 절대로 우리가 알게 앞통수를 치는 법이 없다고.
나만이 아니라 누구나 뒤통수를 맞는거라고. 그러니 억울해 말라고.

어머니는 또 말씀하신다. 그러니 다 별일 아니라고..
하지만 그건 육십인생을 산 어머니 말씀이고..
아직 너무도 젊은 우리는 모든게 다..
별일이다.


이상하다. "당신을 이해할 수 없어."
이 말은 엊그제까지만 해도 내게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였는데,
절대 이해할 수 없는 준영일 안고 있는 지금은 그 말이 참 매력적이란 생각이 든다.
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더 얘기할 수 있고,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지금 몸 안의 온 감각을 곤두세워야만 한다.

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건 아니구나. 또 하나 배워간다.

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이유는 저마다 가지가지다.
누군 그게 자격지심의 문제이고, 초라함의 문제이고, 어쩔수 없는 운명의 문제이고, 사랑이 모자라서 문제이고,
너무나 사랑해서 문제이고, 성격과 가치관의 문제라고 말하지만
정작 그 어떤 것도 헤어지는 데 결정적으로 적합한 이유를 댈 수 없다.
모두 지금의 나처럼 각자의 한계일 뿐.

6년전 그와 헤어질 때에는 솔직히 이렇게 힘들지 않았다.
그땐 그는 단지 날 설레게 하는 애인일 뿐 이었다.
보고싶고 만지고 싶고 그와 함께 웃고 싶고 그런걸 못하는 건 힘은 들어도 참을 수 있을 정도였다.
젊은 연인들의 이별이란게 다 그런거니까.

미련하게도 그에게 너무 많은 역할을 주었다  그게 잘못이다.
그는 나의 애인이었고 내 인생의 멘토였고 내가 가야할 길을 먼저 가는 선배였고 우상이었고 삶의 지표였다.
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이 욕조에 떨어지는 물보다 더 따듯했다.
이건 분명한 배신다.

그와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도 그와 헤어진게 너무도 다행인 몇가지 이유들이 생각난건 너무도 고마운 일이었다.
그런데, 그와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고작 두어가지인데 그와 헤어져선 안되는 이유들은
왜 이렇게 셀수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걸까
이렇게 외로울때 친구를 불러 도움을 받는것조차 그에게서 배웠는데
친구앞에선 한없이 초라해지고 작아져도 된다는 것도 그에게서 배웠는데
날 이렇게 작고 약하게 만들어 놓고  그가,
잔인하게 떠났다.

연인들의 화해라는게 이렇게 싱거울 수 있다니
이젠 다시 헤어지지 말자는 맹세,
참으로 그리웠다는 고백,
너만을 사랑한다는 다짐도 없이
이렇게 시시하게 무너져버릴 수 있다니

우리가 아름다운 드라마를 만든다 해도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만큼 아름다운 드라마는 만들 수 없을 거다.
그래도 우리는 우리 동료들과 포기하지 않기로 약속한다
내가 사는 세상처럼 아름다운 드라마를 만드는 축제같은 그날까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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